박문대를 향기로 만들었습니다.
무심한 얼굴, 조용한 열정, 그리고 숨겨둔 귀여움까지 — 다섯 가지 향으로 번역한 그의 조용한 진심.
데못죽 주인공 박문대에게 바치는 상상 조향 컬렉션, 지금 공개합니다.
티베트여우의 표정, 댕댕이의 마음 — 박문대라는 아이돌
박문대는 쉽지 않은 얼굴을 가졌다. 정확히 말하면, 읽히지 않는 얼굴이다.
시큰둥한 눈빛, 무심한 입꼬리, 냉소적인 분위기.
하지만 한 숟가락만 먹여보면 누구든 알게 된다.
그 표정 아래엔 세상 귀엽고 서툰 강아지 같은 마음이 숨겨져 있다.
문대는 그걸 일부러 숨기지도, 드러내지도 않는다.
오히려 “그걸 내가 왜 말해야 돼?”라는 식으로 뚱하게 굴다가, 아무렇지도 않게 누군가에게 따뜻한 걸 내민다.
그런 문대를 향기로 표현한다는 건, 이중성을 끌어내는 작업이다.
‘무심함’과 ‘따뜻함’, ‘차가움’과 ‘순수함’이라는 대립적인 감정이 동시에 존재하는 향이어야 한다.
그래서 이 상상 컬렉션은 두 가지 세계가 충돌하고, 그러다 융합되는 구조로 만들어졌다.
문대가 향기를 고른다면 — 다섯 가지 성격을 가진 조향 실험
박문대는 향수 가게에 들어가서 10분 동안 아무 말도 안 할 것 같다.
하지만 그는 모든 향을 다 맡아볼 것이다.
테스트지에 조심스럽게 뿌리고, 손등에 한두 방울을 떨어뜨리고, 아무렇지 않은 표정으로 말없이 ‘좋다’는 신호를 보낼 것이다.
그에게 어울리는 향수를 내가 대신 상상해본다면, 아마 이런 것들일 것이다.
① Cold Like Silver — 무심하고 얼음같은 첫인상, 투명하지만 날카롭지 않은 고요함
- Top Note:
- 화이트티 앱솔루트 1.5ml – 은은하고 맑은 차향으로 문대의 정돈된 무심함을 표현
- 레몬버베나 0.5ml – 쌉싸래하면서도 시원한 시트러스 향이 차가운 인상을 강조
- Middle Note:
- 아이리스 앱솔루트 1ml – 파우더리하면서도 고급스러운 미들. 조용하고 절제된 품격
- 히야신스 0.5ml – 서늘하고 부드러운 청초함으로, 감정을 꾹 누른 듯한 공기를 연출
- Base Note:
- 화이트 머스크 1ml – 깨끗하고 정갈한 잔향으로 마무리. 문대의 조용한 배려를 상징
→ 이 향은 마치 말을 아끼는 누군가의 눈빛처럼, 점점 더 잔잔한 울림을 준다.
② Don’t Touch My Ramen — 밥 앞에서만 강아지 되는 문대. 웃기지만 진심 귀여움
- Top Note:
- 유자 에센셜 오일 1.5ml – 상큼하고 통통 튀는 시트러스 향으로 귀여운 시작을 만든다
- 베르가못 0.5ml – 개구진 듯하지만 기본은 갖춘 시크함
- Middle Note:
- 코코넛밀크 앱솔루트 1ml – 진하고 부드러운 크리미 향. 아이 같은 본능의 표출
- 복숭아 에센스 0.5ml – 미소 짓게 만드는 달콤함
- Base Note:
- 슈가 바닐라 앱솔루트 1ml – 편안하고 부드럽게 남는 달콤한 여운
- 통카빈 0.5ml – 따뜻하고 달콤한, 하지만 한 톤 낮은 깊이감을 보태는 베이스
→ 문대가 좋아하는 것 앞에서 보이는 모든 귀여움이 향으로 구현된 조향.
③ Monologue — 혼자 있는 방의 공기, 말 없는 감정
- Top Note:
- 클라리세이지 1ml – 생각이 많고 말수 적은 사람의 서늘한 첫인상
- 라벤더 에센셜 오일 0.5ml – 은은하고 차분한 감정의 표면
- Middle Note:
- 로즈우드 1ml – 목소리를 내지 않는 슬픔, 감정을 눌러 삼킨 듯한 안정감
- 시더우드 버지니아 1ml – 조용한 방 안의 고요함
- Base Note:
- 라브다넘 앱솔루트 1ml – 묵직하고 약간은 스모키한 잔향으로 마무리. 잊히지 않는 독백처럼
- 앰버그리스 0.5ml – 깊이 있는 감정의 마지막 한 방울
→ 말 없이 감정을 품고 사는 문대의 하루, 그의 방 안 공기를 향으로 번역한 조향
④ Dead Serious, Still Pretty — 데못죽이라는 말이 진심이 되는 순간의 농도
- Top Note:
- 진저 에센셜 오일 2ml – 강렬한 알싸함으로 긴장감과 절실함을 전달
- 스피어민트 0.5ml – 맑고 쌉싸름한 날카로움이 감정의 민감함을 표현
- Middle Note:
- 블랙티 앱솔루트 1.5ml – 절제된 진지함. 차분하지만 마음속 불씨를 느낄 수 있는 중심
- 튜베로즈 앱솔루트 1ml – 우아하지만 묵직한 화이트 플로럴. 고요한 집중을 상징
- Base Note:
- 앰버 리씬 1ml – 무대 위에서 남기는 잔향처럼, 진심을 오래 머물게 한다
- 스모크 레더 0.5ml – 절실한 감정의 결연함. 고요하지만 깊은 인상
- 샌달우드 0.5ml – 부드럽게 모든 감정을 감싸며 마무리한다
→ 무심한 척하지만 모든 걸 건 문대의 무대. 이 향은 그 진심을 은근히 드러낸다.
⑤ Wild Fox, Soft Pup — 티베트여우 비주얼 + 댕댕이 속성. 극과 극의 공존
- Top Note:
- 네롤리 에센셜 오일 1ml – 날카롭고 생기 있는 첫인상. 문대의 눈빛을 닮았다
- 베이질 스위트 0.5ml – 상쾌한 허브의 약간의 개성으로 선을 긋는 느낌을 준다
- Middle Note:
- 와일드로즈 앱솔루트 1.5ml – 화려하지 않고 자연스러운 장미 향. 문대의 감정처럼 순하지만 정제되어 있다
- 밀크티 앱솔루트 1ml – 부드럽고 달콤한 가운데 어딘가 모르게 쓸쓸한 포근함
- Base Note:
- 화이트 머스크 1ml – 가장 깊은 층에서 문대의 진심을 감싸주는 감정의 마무리
- 카슈미르 우드 0.5ml – 따뜻한 포옹 같은 남는 잔향. 사소한 말투와 행동 뒤에 숨은 문대의 진짜 모습
→ 강한 듯 부드러운, 낯설면서 익숙한 감정이 뒤섞여야만 이 향은 완성된다. 외면과 내면이 공존하는 문대 그 자체.
각각의 향은 하나의 감정이자, 하나의 장면이다.
어떤 향은 무대 위 박문대이고, 어떤 향은 숙소에서 라면 끓이는 문대다.
하지만 다섯 가지 모두 합쳐야만 완성되는 것이 있다.
그건 바로 ‘박문대라는 사람 전체’다.
이 블로그는 그의 얼굴이 아닌, 그의 감정을 향기로 번역하려는 실험이다.
그가 어떤 사람인지 향기로 알고 싶다면, 이 다섯 가지를 차례로 맡아보면 된다.
아마 마지막 향이 스칠 무렵, 당신은 문대가 왜 그렇게 조용한 표정으로 무대에 서는지 알게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