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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대 밖의 배세진, 향으로 말하다

by 돈버는피넛 2025. 5. 7.

테스타 배세진 향수 컬렉션 — 조용한 이력, 다섯 가지 향을 소개하겠습니다.

 

무대 밖의 배세진, 향으로 말하다
무대 밖의 배세진, 향으로 말하다

 

카메라 앞에서 자란 아이 — Grown on Camera

배세진의 첫 무대는 영화였다.

대중의 기억에 깊이 남은 아역.

천만 관객을 이끈 영화 속 그는 밝고 귀여운 국민 동생이었지만, 그 웃음 뒤에는 늘 지켜야 할 프로페셔널함이 있었다.

카메라를 향해 웃으며 대사를 외우던 시절, '연기'는 놀이가 아닌 생존이었다.

이 향은 그 시절의 공기, 그리고 무대 뒤에서 피어난 조용한 단단함을 담고자 했다.

그는 어른들 사이에서 감정을 단련당했고, 일찍이 무대와 사람들의 시선을 감내하는 법을 배웠다.

'잘해야 한다'는 말 대신, 향으로 남은 그 시절의 잔재는 단지 향긋하지 않다.

그 속에는 눈물, 침묵, 그리고 웃음을 지키기 위한 버팀이 숨어 있다.

  • Top Note
    • 피치 블로섬 (0.6ml): 카메라 앞에서 요구되던 밝음, 웃어야 했던 미소의 상징. 어린 얼굴에 새겨졌던 달콤한 기대의 무게.
    • 라임 제스트 (0.4ml): 타인의 기대에 반응하며 감춰온 긴장감. 미소 속 숨겨진 짜릿하고도 날카로운 감정의 잔재.
  • Middle Note
    • 헬리오트로프 (0.8ml): 대기실 소파에서 쪼그려 잠들던 아이의 체온 같은 부드러움. 아이가 감당해야 했던 피로와 소음 속에서도 고요했던 마음.
    • 허니서클 (0.7ml): 지쳐도 인사를 잊지 않았던 예의 바른 아이의 향기. 피곤한 하루의 끝에 남는 다정한 습관.
  • Base Note
    • 벤조인 (0.5ml): 일찍 어른이 된 사람에게만 나는 농밀한 단맛. 말하지 않아도 느껴지는 책임감과 견뎌낸 시간의 축적.
    • 샌달우드 (0.5ml): 유년의 무게를 받아내며 자라나는 청년의 잔향. 나무결처럼 단단하게 각인된 존재의 깊이.

Grown on Camera는 단지 '귀엽다'는 말로 정리되지 않는, 어린 시절의 이면을 향으로 환기한다.

천천히 자라난 감정의 뿌리, 그것이 바로 이 향의 핵심이다.

그 향은 말하지 않는다.

대신 묵묵히 옆에 앉아 어릴 적의 세진을 안아주는 사람처럼, 가만히 다가와 숨결처럼 남는다.

 

 

 

Quiet Bloom — 방치 속에서 피어난 사람

영화 이후 소속사 드림케이의 방치와 착취 속에서도 그는 무너지지 않았다.

어린 나이에 반복되는 스케줄과 외로움을 견뎌낸 감정은 화려함보다는 깊이를 향으로 남긴다.

Quiet Bloom은 말보다 침묵이 많았던 시절, 말 대신 감정으로 무르익은 시간을 담았다.

조용한 방 안, 새벽 연습실, 자신의 존재를 지켜내는 법을 배운 시절의 향이다.

그는 누구보다 일찍 세상에 실망했지만, 세상에 책임을 지기 위해 무너지지 않았다.

어떤 존재들은 부러지지 않는다.

대신 묵묵히 자신의 뿌리를 내리고, 겉으로 보이지 않는 방식으로 피어난다.

이 향은 그 피어남에 대한 경의다.

 

  • Top Note
    • 세이지 (0.5ml): 차갑고 깔끔한 인상, 스스로를 보호하는 침묵. 세상을 경계하는 동시에 자신을 잃지 않으려는 의지.
    • 블랙 커런트 (0.6ml): 단맛에 숨겨진 쓴 감정. 쉽게 표현되지 않았던 내면. 어른들의 욕심 속에서 감춰진 소년의 감정선.
  • Middle Note
    • 아이리스 앱솔루트 (0.8ml): 정리된 고독, 감정의 균형. 감정을 정돈하고 스스로를 다스리며 성장한 사람만이 지닐 수 있는 중심.
    • 일랑일랑 (0.5ml): 잔잔하지만 타오르는 생존의 열기. 누구에게도 의존하지 않고, 자신만의 감정으로 버텨낸 고요한 열정.
  • Base Note
    • 시더우드 아틀라스 (0.6ml): 무너짐을 허락하지 않은 단단한 중심. 말 없이 모두를 지탱해온 뿌리의 향.
    • 화이트 머스크 (0.8ml): 조용히 머무는 공감의 기운, 말 대신 전해진 위로. 그가 머무는 자리마다 남는 잔잔한 울림.

Quiet Bloom은 향이 크지 않다.

하지만 그 향은 결코 가볍지 않다.

조용히 다가와 가슴 한가운데 머문다.

그가 겪은 시간처럼.

향이 옷깃을 스칠 때마다, 우리는 그 시절에도 아이였던 그를 떠올릴 수 있다.

울지도 못하고 견뎌낸 시간을 향으로 읽는다는 건, 그의 존재를 보다 조심스럽게 이해하고자 하는 마음이기도 하다.

 

 

 

지금의 세진 — 두 가지 향, 한 사람의 현재

형이지만 막내 같고, 막내였지만 중심을 잡는 사람.

테스타에서 배세진은 '조용한 위로'라는 이름을 가진다.

그의 현재를 나타내는 두 가지 향은 행동으로 감정을 보여주는 사람의 온기를 담고 있다.

말수는 적지만 누구보다 먼저 움직이고, 리더를 도우며 팀의 결을 조율하는 그의 지금을 향으로 환기한다.

그는 화려한 센터가 아니라 무대 뒤의 숨결이다.

그러나 그 숨결이 없으면 전체가 흔들린다는 걸 팀은 모두 알고 있다.

그는 중심이지만 자신을 중심이라 말하지 않는다.

그 말 대신 향이 말해줄 것이다.

 

Pillow Light

  • Top Note: 만다린 리프 (0.6ml), 카모마일 (0.5ml) — 하루의 시작, 조용히 곁을 지키는 다정한 루틴. 불필요한 말보다 작은 실천을 우선시하는 사람.
  • Middle Note: 밀크티 어코드 (0.9ml), 라벤더 (0.6ml) — 온화한 형, 모두의 쉼터 같은 감정. 곁에 있으면 왠지 마음이 느슨해지는 존재감.
  • Base Note: 통카빈 (0.7ml), 스웨이드 (0.5ml) — 존재만으로 마음을 붙잡아주는 감정의 무게. 시간이 쌓여야만 알 수 있는 믿음.

Golden Silence

  • Top Note: 베르가못 (0.5ml), 페어 (0.4ml) — 말 없는 위로, 투명한 시작. 가볍지만 얕지 않은 감정의 표면.
  • Middle Note: 미모사 (0.8ml), 티 로즈 (0.6ml) — 오래 남는 따뜻한 정서. 시간이 지나도 지워지지 않는 진심.
  • Base Note: 앰버 (0.7ml), 화이트 머스크 (0.8ml) — 사라지지 않는 감정의 끝. 향으로도 남는 사람의 내면 깊이.

이 두 향은 겉으로는 부드럽지만, 그 속에는 수없이 다져진 감정과 배려가 담겨 있다.

세진이라는 사람은 설명보다 느낌으로 남는 사람이다.

그리고 그 감정은 향처럼 천천히, 깊이 스며든다.

누군가를 감정으로 기억한다는 건 오래 남는 일이다.

이 향들은 그를 기억하는 방식이며, 앞으로도 누군가의 어깨를 조용히 토닥일 것이다.


이 다섯 가지 향은 배세진이라는 사람의 기억, 상처, 성장을 감정으로 번역한 기록이다.

조향은 이야기다.

향은 곁에 남는 감정이고, 말없이 위로가 되는 존재다.

세진을 향기로 기억한다는 건 그를 이해한다는 것이다.